본문 바로가기

Diary/Public

아르바이트 짤렸습니다.

정확히는 짤릴 예정입니다. 당구장 담당 아주머니께서 30일까지만 해야겠다고 하셨으니까요. 하지만 그 소리를 듣고나서 그 남은 기간동안 제대로 일이 손에 잡히겠습니까? 그래서 저는 병특 드립으로 그만둔다고 하려고 합니다. 국가에서 부르는데 어쩌겠나요. 뭐 사건의 발단은 아래와 같습니다.

오늘은 오후 알바 하시는 분께서 못나오신다 하셔서 제가 9시까지 하기로 했습니다. 근데 어제 오후에 당구장 아주머니께서 전화하셨더군요. 2시에 나오라고. 그래서 알았다고 하면서 저는 오랜만에 새벽까지 열심히 놀고(?) 잤습니다. 그리고 12시쯤에 일어나서 이제 밥좀 먹으려고 하니까 오락실 아주머니께서 다급하게 전화하셔서 당구장 미어 터진다고 어서 오라고 하셔서 1시 30분경에 급하게 왔습니다. 제가 오니까 대부분 끝날 분위기라서 돈 다 받고 제 할 일도 했습니다. 한 4시 지나니까 가우리 일행이 왔습니다. 같이 당구치며 손님오시면 저는 일하고 그런식으로 지냈지요 6시쯤엔 배가 고파서 짱깨를 시켜먹었습니다. 그리고 8시 30분쯤에 당구장 아주머니께 전화와서 받았는데 10시까지 할 수 없냐는 것이었지요. 전 원래 9시까지만 하고 가려고해서 ㅈㅅㅇ 했는데 그럼 9시 30분까지 하라고 하셔서 알았다면서 저는 손님가시는거 정리하고 그러고 있었지요. 아 그리고 4시 전엔 커피자판기에 물이랑 프림이 부족해서 채워넣었지요. 프림통 넣는게 좀 난관이었지만 해결했습니다. 그러다가 9시 20분쯤에 당구장 아주머니가 오시더니, 온갖 딴지를 거시는 겁니다. 물채운지 얼마나 됬다고 정수기에 물이 없더군요. 그거부터 시작해서 카운터 책상이 왜이렇게 지저분하냐, 오물 버리는 통은 왜 안비우냐, 넷북은 왜 가져왔냐, 정산은 왜 안해놨냐, 다이는 왜 안닦아놓았냐 등등... 방금 나간 손님이 쓰던 다이를 닦는건 맞습니다만, 그 손님 나가고나서 바로 오셔놓곤, 이것저것 하면서 따지는데, 넷북은 사실 12~4시까지 청소말고는 할 것이 없습니다. 그래서 스스로 공부할까 해서 가져온건데, 4시 이후로는 넷북에 손도 못댑니다. 안그래도 인터넷 안되서 필요한 페이지는 집에서 불러와서 절전 모드로 들고와서 하는데, 그것가지고 뭐라고 하고, 사람이 한번에 훅 왔다가 훅 가서 특히 오늘은 녹차를 많이 찾으셔서 뜨거운 물을 정수기에서 많이 빼다 썼는데 그거 없다고 뭐라고 그러는건 좀... 매번 체크하기도 힘들고 말이죠. 

네, 결국은 다 제 잘못입니다. 할 말이 없군요. 타이밍이 안좋기도 했습니다만. 그래서 그만두려고 합니다. 책임을 지고. 근데 그 마음보다는 사실 떠밀려서 알바하게 된 제 자신이 알바하기 귀찮아지기 시작할 쯤에 그런 소리를 들었으니 딱 정나미가 떨어지는것이죠. 뺄 궁리중에 가장 확실한 선택지가 두가지가 있지요. 이사와 병특. 근데 이미 등본은 쳐 줬으니 이사한지 얼마 안된 것 정도는 알테고, 병특 드립이 적당할 것 같아서 그걸로 하렵니다. 한 몇년은 그 근처에 얼씬도 하지 말아야지요. 그래서 제 2의 종로2가를 물색중입니다. 물망에 오른 곳이 몇군데 있긴 합니다만 ^^...

음 그런데 당구장 알바 하면서 좋았던 것이 몇개 있습니다. 손님이 별로 없으면 당구를 마음대로 쳐도 됬었고, 당구장에 대한 카툰 소재가 너무 신선해서 많이 그려봤습니다. 언제 기회가 되면 올려보지요. 레바툰과 같은 그림체이긴 합니다만...

어쨌든, 내일까지 한다면 제가 받는 총 금액은

(5 + 6 + 6 + 6 + 8) * 4000 + (6 + 6 + 6 + 7.5 + 6) * 4000 = 250000 (원)

이군요. 저기에서 15만원정도는 SSD 32기가로 날아가버릴테고, 나머지 돈은 연말을 대비하는 돈으로 아껴둬야겠네요.


어쨌든, 또 하나의 소중한 경험을 쌓게 되었습니다. 뭐 감사해야할지 말아야할진 세월이 지나면 알게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