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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Public

오늘 눈길을 걸으며...

머리피고 난지 2일째입니다. 오랜만에 밖에 나와봤습니다. 원래는 나갈 계획은 오늘 밤에 있을 할머니 제사 때문에 큰집에 가는 일인데요, 누나의 어린이집 경력 증명서 띠려고 동사무소로 갔습니다. 눈 온 것 본건 거실의 창 밖을 보았을 때 입니다. 제 방에도 창문이 있긴합니다만, 너무 추워서 굳게 닫았죠 [밖이 안보입니다] 새하얗게 쌓인 눈들을 보고, 우와아- 눈이닷! 하면서 내심 좋았습니다. 어머니의 심부름을 받아서 집을 나섰는데, 제 앞에 펼쳐진 광경은 질퍽질퍽하게 젖은 도로와 땅이었습니다.

아까 보았던 그 새하얀 광경이 있었기라도 한 듯이 뭔가 어두침침했지요. 좀 더 걸어가니까, 도로쪽의 눈들과 인도쪽 눈은 이미 다 녹았더군요. 전 눈이라도 좀 쌓여 있었다면 눈이라도 좀 가지고 들어갈까 하면서 생각을 했는데 말입니다. 눈이야 많이 왔습니다. 다만, 일부러 다 녹이고 치워서 없는것 뿐입니다.

제가 이런 이상한 글 쓰는 이유가... 이런 광경을 보면서, 나이가 들수록 어른이 되갈수록, 눈이 귀찮아지고 방해만 되고, 짜증나는 존재로 변모하고 있다는 소리를 누군가에게 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들었던 것은 아니구요, 그전 좀 예전일입니다만...

2008년이 되면서 저도 스무살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마음까지 스무살은 아니지요. 그래서 아직까지는 이렇게 내리는 함박눈이 좋았었는데... 저도 언젠간 이런 눈이 귀찮고 짜증나고 방해가 되는 존재로 인식하게 되는 걸까요? 어른이 되면서 순수함을 잃는 것이 아닐까 좀 두려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지금 순수하단 말은 아니구요, 적어도 눈을 보면서 좋아하는 정도는 되지요. 그렇다고 그렇게 눈을 싫어하는 분들이 싫은건 아닙니다. 생활에 방해가 되니까, 어쩔수 없는 겁니다. 나라에서도 법으로 눈오면 집앞 몇미터 앞은 자신이 직접 치우라고 해놨으니 말이죠.

다만, 조금이나마 아쉬운겁니다. 눈을 이제 즐길 수 없는 세상이 되어버리니 말이죠. 제가 짝이 없어서 더더욱 그런갈까요? 뭐 그건 좀 아니라고 생각이 듭니다만...

슬슬 글을 마무리할 때가 되었군요. 언제까지나 좋아할 순 없지만, 좋아하고 있는 지금, 즐기고 싶습니다. 지키고 싶습니다. 하지만 무리겠지요? 서서히 시들어갈 제 마음의 한구석의 그 마음을...

두서없는 잡소리 봐주셔서 늘 감사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