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길다면 길었고, 짧다면 짧았던 대학 생활의 정규 학기가 모두 마무리 되었습니다.
2008년 입학, 2009년 휴학, 2010년 군휴학, 2012년 복학 후 지금까지 쭈욱 달려왔네요.
이번학기는 이전까지 18학점씩 들었던 것과는 다르게, 12학점만 듣게 되었습니다. 12학점만 채우면 졸업 학점엔 문제가 없었고, 다른 과목할 시간에 졸업연구 프로젝트에 조금이나마 집중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듣는 과목들도 예전과는 비교적 가볍게 들을 수 있는 과목들로 구성했습니다. 물론 설계 학점이 1학점 부족한 관계로 전공과목도 하나 넣긴 했습니다만... 어쨌든, 오늘부로 공식적으로 종ㅋ강ㅋ입니다.
지금부터 이번 학기에 들었던 과목에 대해서 느낀점을 말해볼텐데요, 이전부터 그래왔듯 좋으면 녹색, 보통이면 노란색, 나쁘면 빨간색으로 글상자를 표시하도록 하겠습니다. 참고로 2014년 12월 21일 현재까지 단 한 과목도 성적이 발표되지 않았습니다.
1. 졸업연구/졸업논문
이 과목을 위해서 투자한 시간은 생각보다 많지 않았습니다. 12학점의 널널함에 나태해진 자신의 모습만이 남아있었을 뿐이었죠 (...) 그렇게 정신없이 놀다보니 어느덧 졸업 발표날이더라구요 ㅎㅎ... 본격적으로 코딩을 시작한건 발표 1주일 전쯤이었습니다. 창의적설계 과목의 경우엔 팀원이 있기 때문에 학기 중간에 긴장을 놓지 않고 끝까지 안정적으로(?) 달릴 수 있었던데 반해 졸업연구는 1인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스스로 알아서 보고서나 일정 등을 잘 지켜야 합니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그 조절에 실패해서 막판에 몰아서 하게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완성은 했습니다만, 만족할만한 퀄리티는 아니었습니다. 일단 교수님께서 원했던 모양새가 나오지 않았고(애초에 불가능한 하드웨어였고...) 교수님들이 좋아하는 기술이라곤 개뿔도 없는 프로젝트를 발표할 생각에 걱정이 앞섰습니다.
게다가 평가교수님이 학교의 영상처리 연구실 정교수님이라, 더욱 걱정되었지만... 생각보다 덜 까여서 (...) 그나마 다행이었습니다. 학부생 수준의 프로젝트에서 많은 것을 바라지 않으신듯 합니다만...ㅎㅎ 그러고보니 가장 빨리 종강한 과목 중 하나네요. 결국 이 과목은 자기 하기 나름이라는 게 :)
2. UNIX 시스템 프로그래밍
Linux 서버를 지금까지 운영해왔던 것이 정말 도움이 많이 되었습니다. 여러모로 비슷한 두 운영체제이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넘어갔던 것 같습니다. 이론은 4인 1조의 스터디 그룹 형식으로 진행했으며, 실습 위주의 수업 방식이 정말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런 코딩하는 과목들은 이런 식으로 강의를 해야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다만, 그룹 스터디할 때 구성원들의 지식 수준이 어느 정도냐에 따라서 그 그룹이 해당 과목의 지식에 대해 성취할 수 있는 정도가 달라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룹 구성 시 적절한 수준의 인원 분배가 이뤄져야 좀 더 좋은 수업으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봅니다. 이런 글은 정작 강의평가 때 쓰지 않았다는게 함정이긴 합니다만 (...) 실제로도 교수님께서 그런 것에 신경써서 그룹을 구성했던 것 같지만, 아닐 수도 있기에 :)
실습 위주의 수업에서, 예제를 통해서 함수의 구동 원리나 쓰임새를 파악할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애초에 코딩하기 꺼려하는 사람들에게는 좀 힘들 수 있는 수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단 저는 만족했으니 됐습니다 (???)
3. 돈이 만든 세계: 돈과 나, 돈과 사회
경제에 관해서 교양적인 지식을 갖고 싶다면, 이 과목을 듣는 것을 추천합니다. 경제와 관련해서 화폐의 탄생부터 현재의 신자유주의까지 대항해시대 게임하듯 재밋게, 가볍게(?) 들을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학기에 잘 선택한 과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원래는 이 과목보다 앞 시간에 하는 게임에 관한 강의를 듣고 싶었는데, 이메일로 교수님께 사정사정해도 메일은 거들떠도 안보더군요 (...)
<출처: http://nopdin.tistory.com/872>
이 강의의 장점은 복잡하고 어려운 경제학에 대해서 쉽게 풀어서 얘기해준다는 것입니다. 뭔가 뜬구름 잡는 이야기같던 경제가 조금이나마 알 수 있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적절한 타이밍에 다큐 동영상 시청으로 이해도는 점점 업! 기말 리포트가 좀 힘들긴 했습니다만... 대안 경제 체제에 대해서 써오라니... 하지만 그것도 평소에 생각해오던 것이 있어서 비교적 쉬웠습니다. 집이 서울에 있다면 추천할만한 교양과목!
4. 문화코드로 읽는 일본적 가치의 재발견
이 과목은 정말 진심 혼또니 마지데 가볍게 듣기 위해 넣었습니다. 게다가 인강! 경희사이버대 학점교류 과목중 하나로 되어 있더군요. 이번 학기의 목표 중 하나가 '주 4일 이하, 첫 강의는 오후부터'라는 컨셉으로 잡았는데, 마지막 퍼즐이 이것입니다. 인강의 장점은 원할 때 출석이 가능하다는 점인데요, 비교적 여유있는 토, 일에 들을 수 있어서 무엇보다도 좋았던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일본 문화에 대해 매우매우 '교양적'으로 강의하니, 가볍게 들을만 합니다. 게다가 이전부터 일본 문화에 대해서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그저 동영상만 켜놓고 음소거해도 될 정도 (...) 중간, 기말시험도 리포트로 대체되어서 너무나도 좋았던 과목입니다.
<출처: http://kr.visit-hokkaido.jp/hokkaido/history/index.html>
교수님이 일본에 유학생활하면서 겪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하며 강의를 하는데, 담담하게 얘기하시는 모습이 뭐랄까... 음... 어쨌든, 가깝고도 먼 이웃 나라 일본에 대한 전반적인 지식을 갖고 싶다면 들어볼만한 과목이네요 :)
이렇게 저의 8번째이자 마지막 학기의 느낀점을 적어봤습니다. 막상 끝나니 시원섭섭하네요. 아직 영어 성적을 내지 않아서 졸업이 아닌 수료의 입장입니다만 (...) 25점 모자라서 영어 조건이 통과되지 못했습니다 (...) 하... 5~6문제만 맞았으면 통과했을거라는 건데... 아쉽네요 ㅋㅋ 어쨌든, 졸업 전에 전체적인 대학 생활에 대해서 다시 한 번 리뷰를 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지난 대학 생활에 대한 반성과 비판의 시간이 되겠군요 (...) 그럼 이것으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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